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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 1년에 두 번 먹어야 할까?
기사입력 2016-10-17 오후 2:39:00 | 최종수정 2016-10-17 오후 2:39:20   

 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채종일

1년에 두 번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요즘에도 많다. 전에는 그렇게 권장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과거보다 위생 수준이 높아져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구충제 투여의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해도 ‘1년에 두 번같은 주먹구구식이 아닌, 의사나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와 안내에 따라 투여해야 한다.

구충제 투여가 필요한 경우는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 요충과 같은 접촉성 기생충 감염의 위험이 있어 가족 전체에 대한 집단 투약이 필요한 경우라든지, 해외여행 후 기생충 감염이 의심될 때라든지, 특히 생선·육류·야채 등의 생식을 즐기는 사람 등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돌이켜보면 전 국민의 연2회 구충제 복용은 한국이 기생충 왕국이라 불리던 5-60년에 유행하던 슬로건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국민의 장내 기생충 감염률은 회충, 편충, 구충 등 토양매개성 기생충만 볼 경우 100명 중 0.2 명 정도로 크게 낮아졌고 기생충 감염에 의한 질환 빈도 또한 크게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연 2회 구충제 복용 캠페인은 불필요하다 판단된다.

구충제의 개념도 보다 다양해져 의사의 처방없이 일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없는 특수 약품도 많아졌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종류가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구충제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해진 이유는 총 감염자 수가 감소했지만 인체 감염 기생충 종류는 다양해졌고, 기생충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생충 질환은 간흡충증, 장흡충증, 요충증 등이며 감염자 수는 적자만 말라리아, 편충증, 고래회충증, 가시아메바증 환자도 종종 발견된다. 이들 중 일반 약국에서 구입가능한 광범위 구충제는 요충증과 편충증 정도이며 나머지 것들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들이거나 수술 등의 처치가 필요한 경우이다.

더구나 요충증이나 편충증의 약물 치료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요충의 경우 한번의 구충제 투여로는 완치가 어려우며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 재감염이 신속히 일어나므로 금방 재발한다. 따라서 20일 간격으로 최소 3회 이상을 투여해야 한다. 더불어 침구류를 소독하고 수시로 손을 씻도록 하는 등의 보건교육도 함께 시행되어야 재감염을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다.

편충증의 경우에는 사실상 일반 구충제의 효과가 그리 신통치 않다는 점이 큰 문제다. 이 점을 잘 모르면 구충제 1회 투여만으로 잘 치료된 것이라 오해하기 쉽다. 또한 국내에 시판되는 약 중에는 편충증에 잘 듣는 구충제가 없다. 따라서 편충 감염이 심할 경우 의사나 전문가의 전문적 자문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구충제를 해열제나 두통약 같은 일반 약품 개념으로 생각해 1년에 두 번 복용한다는 식의 생각은 지양되어야 한다. 현대인들을 위협하는 기생충 질환이 다양해져 치료 방법이 각각 다른 특수질환 군으로 변화했고, 잘못하다간 치료시기를 놓쳐 크게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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